산티아고 기행3

교인이야기 4년 전 (2019-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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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기행3

산티아고 8일차를 시작했다. 15km를 걸을 예정이었다. 사리아(Saria)로 가는데, 이 지점은 참 중요했다. 2개 이상 쌔요도 확인해야 완주증명서를 받기 때문이었다. 다른 교통도 허용이 안 되었다. 사리아를 출발하여 또 걸었다. 새로이 구입한 샌들이 새끼발가락과 뒤꿈치를 아프게 했다. 발걸음도 뗄 수 없을 만큼 고통이 느껴졌다. 그래도 길에서 만난 순례자와 서로 기념사진도 찍어주고 산등성의 아름다운 초원도 감상하며 걸었다. 강이 있어 유난히 안개가 많은 곳, 포르토마린(portomarin)에 도착했는데 참 예뻤다. 이곳도 걸어서 지났다.

까미노에서는 다 만난다더니, 먼저 출발한 사람도 좀 늦게 출발한 사람도 결국 한 지점에서 진짜 다 만난다. 순례길에서 만난 사람들의 사연이 다양하다. 일 년 휴직을 하고 온 사람도 있었다. 꼭 이 길로만 가야 한다는 순례길은 없는 것 같다. 11일차 되는 날은 진짜 힘들고 긴 길을 걸었다. 사진도 한 장 남기기 힘들 정도로 힘든 길이었다.

12일차는 주일이었다. 박민숙 권사님이 보내주시는 릴레이기도담당 문자를 받고, 순례길에서 만난 소중한 사람들을 위해 간절히 기도했다. 하나님이 그들을 만나주시길 간절히 기도했다. 까미노(례길) 친구들과 번갈아 가며 걷고 대화하며 그 사람들을 통해 듣는 까미노 얘기는 감동이고 감격이었다. 사람들이 순례길에 대한 사랑과 추억을 품고 떠난다. 책에서 배울 수 없는 깊이 있는 삶을 배우고 돌아간다. 그래서 이 까미노에 열광하는 것은 아닌가 싶다.

그 긴 순례길을 지나 드디어 마지막 산티아고 대성당이 보였다. 코끝이 찡했다. 정말 다 왔구나! 성당 광장에 들어서니 너무 좋아서 영상촬영에 집중했다. 사진을 찍고 완주증을 받았다. 와우!! 긴긴 고난의 걸음 끝에 이 기쁨은 말할 수 없이 좋았다. 순례자들이 서로 서로 안아주고 축복하고 칭찬하고 감사했다. 그 긴 여정을 곁에서 함께 걸으신 주님께 감사했다.

큰숲기자 질문3) 모든 과정을 거치고 마지막 광장에 도착했을 때 인생의 어떤 감정을 느꼈나요?

누구나 같은 감정, 같은 생각, 같은 행동이었습니다. 그냥 눈물이 주르륵 한참을 울었던 거 같아요. 감사한 마음의 눈물, ‘해냈구나하는 기쁨의 눈물, 내가 이곳에 있음의 눈물 등등. 저는 320km(완주 800km) 까미노 13일을 걸었는데, 완주 후에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이 되었고 을 두고 왔으니 표정이나 생각도 변했다고 아내가 말해줍니다. 까미노 길에는 4, 50대 남자는 볼 수가 없었어요. 대부분 젊거나 퇴직 하시는 분들이 주였어요. 저는 까미노 길 위에 있는 자체가 대단한 축복이라 생각했어요. 아스토르가에서 가우디 건축물을 바라보며 스테이크로 식사할 때 17년 동안 꿈꿔오던 꿈을 이루는 순간,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는 어느 50대 여자 순례자의 고백에 저도 깊이 동감했답니다. “꿈꾸는 자만이 꿈을 이른다는 누군가의 말이 진리였습니다. 18일 휴가를 보내줄 수 있는 회사와 동료들, 담대히 보내주고 뒤에서 기도로 응원해준 가족들, 믿음의 식구들 너무 소중했어요.

숙소에 도착하면 제일 먼저 하는 일이 발에 생긴 물집에 물 빼는 일입니다. 그만큼 순례길은 힘이 듭니다. 그래도 다시 걷게 하는 이유가 무얼까요? 아마도 우리의 인생이 그 길에 고스란히 담겨 있기 때문 아닐까요? 까미노 길 위에서 직접 느껴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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